안 올 것 같은 그날이 왔다.
수술일자는 12월 27일(수)
퇴근하자마자 강남으로 넘어가서 돌아다니다가 정해진 시간 5분 전에 내원했다.
나는 귀뒤내시경사각턱+피질골 절골 수술을 수면마취로 진행하기로 했다. 수면 마취를 하기 때문에 수술 당일에는 4시간 동안 금식이다.(물도 안됨) 일하면서 커피랑 물이 얼마나 마시고 싶었는지 모른다. 허기진건 그렇다고 치고 커피는 너무너무 마시고 싶었다. 수술 하시는 분들..... 금식 시간 전에 먹고 싶은 거 왕창 먹어두시길...
수술 전 주의사항
- 수술 당일부터 당뇨약, 비타민, 진통소염제, 호르몬제 중단
- 수술 당일까지 고혈압, 항우울제, 진정제, 갑상선약, 피임약, 천식약, 항간질제 복용 가능
- 수술 일주일 전부터 아스피린, 와파린, 아스트릭스, 플라빅스, 심장약, 홍삼, 한약재, 비만약 외 기타 혈전용해제 중단
- 일주일 전에는 금연하는게 좋음
- 수면마취 4시간 금식, 전신마취 8시간 금식
- 콘택트렌즈, 귀금속, 매니큐어, 화장 제거
- 수술 당일 편안한 복장으로 내원
- 스카프(머플러), 모자, 선글라스 등을 준비하면 좋음
- 수술 후 자가운전 금지
- 임플란트(라미네이트) 및 흔들리는 치아 있으면 미리 안내
- 생리 시작일은 수술을 피하는 것이 좋음
병원 내원부터 수술을 대기하기까지
병원에 가면 데스크 직원분이 이름부터 체크한다. 앉아있으니 직원분이 회복실로 안내를 해주셨다. 나의 이름이 적힌 회복실에는 락커/화장대/베드가 있다. 베드 위에는 환자복이 놓여 있고, 그걸로 탈의를 하라고 하셨다.
환자복으로 탈의 후 파우더룸에서 클렌징하고, 화장실 볼일을 보았다. 사진 찍는 방에서 여러 장의 얼굴 사진을 찍고 수술 동의서 및 기타 서류를 작성한다. 그리고 다음 진료 일정을 잡았다.
- 수술 다음날: 상처 드레싱+붓기 레이저+붓기 주사
- 수술 후 3일: 테이프 제거
- 수술 후 9일: 실밥 제거, 원장님 면담
그리고 직원분께 내가 수술하고 싶은 턱의 형태를 가진 자들의 정면/측면 사진을 보내드렸다. (나는 송혜교, 이연희, 김희애 사진을 찾아 보내드렸다) 그 후 예약금을 제외한 수술비를 결제하고 회복실에서 대기를 했다.
회복실에서 대기하면서 30년 넘게 나와 함께 한 사각턱의 영정사진(!)을 찍어댔다. 이제는 마지막이겠지?
회복실에 누워서 쉬고 있으면 간호사분이 오셔서 하트만 용액(HS)을 달아주신다. 하트만(HS) 수액은 체액의 성분과 가까워 수분 보충에 흔히 쓰이는 등장성 용액인데, 수술 전후 출혈로 인한 체액 보충 시 많이 사용된다.
6시 10분쯤 수액을 달았고, 6시 30분에 걸어서 수술실에 들어갔다.
수술실 들어가고 나서 회복실로 나오기까지
6시 30분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수술대에 누웠다. 다른 사람들은 수술실이 춥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 춥지 않았다. 긴장해서 몸에 열이 올랐었나? 잔잔한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긴장 풀라는 의미인지 발라드가 나오고 있었다. (원장님하고 최종 상담 전까지만 나옴)
눕자마자 간호사들은 열심히 내 몸을 수술실 베드에 묶는다. 수면 마취기 때문에 혹시나 움직이게 될 경우, 위험할 수 있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포박해 둔다. 수술실 간호사분들은 정말 친절하셨다. 스몰 토크를 나누면서 라포를 형성했다. 얼굴, 귀, 어깨, 목 등 소독이 끝나고 내 몸 위에는 소독된 수술 기구들이 올려진다. 이어서 원장님이 들어오시고, 디자인을 어떻게 했는지 CT와 함께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해주셨다. 잘 끝날 거라고 마지막으로 독려를 해주시고, 나는 원장님께 "잘 부탁드립니당"하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진짜 수면마취 잘 드는 듯..... 요즘 일이 바빠서 잠을 많이 못 잤는데 약발로 엄청 잘 잔 거 같다. 성형을 핑계로.
8시 30분쯤 간호사님의 부축을 받아 수술실을 나왔다. 나와서 회복실 베드에 누웠는데 온열매트가 틀어져 있어서 엄청 따뜻하니 좋았다.
편히 35분? 정도 누워 있다가 옷 갈아입고 집으로 갔다. 딱히 통증이나 그런 건 없었다. 그냥 내 얼굴에 뭐가 많이 붙어 있다란 느낌이 들었고, 턱 부근이 묵직하단 느낌? 뿐. 수술 직후 힘들었던 점은 집에 갈 때 에어팟을 못 꼈다는 거 ㅋㅋ 그 점 하나뿐이었다.........
강남역에서 삼성동 집까지 걸어갔다. 거의 3km인데....ㅎ 수술 끝나자마자 부기 빼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걷자고 하면서 걸어감. 나이키에서 신발, 가방 사서 그것도 바리바리 들고 열심히 걸었다. 그 정도로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ㅋㅋㅋㅋㅋㅋ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서 내가 수술을 한 건가 싶었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좀 쉬다가 프로틴과 두유를 마신 후 저녁약을 먹었다. 빨대 쓰는 거 안 좋다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어서 아주 조금씩 약한 압력을 걸어 빨아먹었다. 약은 일주일치 아침, 저녁으로 식사 직후 복용하는 건데 항생제랑 이것저것 들어있다. 뭐 먹을 때 입술과 턱이 잘 안 움직이니까 흘러나올 수 있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 먹어야 하고 먹고 나서 손으로 입술을 지그시 눌러 막아주면 안 새게 먹을 수 있다.
약 먹고 거울을 봤더니 입술과 볼따구가 점점 붓는 게 보였다. 하지만 이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도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구나 싶었다. 아, 그리고 Face ID 먹히는 거 보고 신기했다. 이런 나라도 알아보는구나? 싶어서 고마웠다...ㅋㅋ
원래 세 알 쯤은 한 큐에 털어 먹는데 한 알 한 알씩 소중하게 먹음..
첫날 저녁의 통증은 압박붕대를 정말 세게 조여둔 그 정도였고, 별로 아프지 않았다. 목이 자주 마르고, 목구멍이 매우 건조한 느낌이 들었다. 침이 새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로 새진 않음)
땡김이의 압박 + 베개 높이 때문에 잠을 많이 설쳤다. 그래도 힘들다고 많이 느끼지 않은 건 수면 마취로 인해 좀 잤기 때문인 것 같다.
어찌어찌 수술을 완료했네...
나자신... 느므 고생했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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